이 글이 올라온 뒤 10월 5일에 MBC와 오요안나 유족 측의 합의가 있었습니다.
15일엔 사측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 재발방지, 오요안나에게 명예사원증 수여 등을 약속했습니다.
이번 일이 끝났지만 또 발생하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여야겠습니다.

스레드에 남긴 글을 다듬어 올립니다.
MBC 고 오요안나 기상 캐스터 어머님 단식 농성 24일 차 아침. 8시부터 시작된 선전전, 농성장 앰프에서 울려 퍼지는 어머님의 절규에 뒤섞이는 소음. MBC가 단식 23일 차인 어제부터 처음 크게 틀기 시작한 라디오 방송이다. 농성장 바로 옆 스피커부터 시작해서 이젠 광장을 둘러싼 스피커마다 끊임없이 매우 높은 데시벨의 방송이 계속된다. (중략) 이것이 MBC가 우리의 요구에 답하는 방식인가? 방송사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치졸하고 양심조차 없는 대응인가? (김유경, 2025.10.1.)
몇 달 전 나는 가게에 MBC 뉴스데스크를 틀어놓고 있었다. 평소처럼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정권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보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누군가 유튜브로 보고 있던 뉴스에 눈이 갔다. 회사 내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스스로 세상을 등진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관련 소식이었다. 이미 SNS를 통해 알고 있던 소식이라 마음이 불편했고, 유족에게 사과 한마디 못하는 그 방송사가 답답해 보였다.
그때부터였는지 많은 사람이 모인 곳에서 MBC를 보는 게 조심스러워졌다. 심지어 MBC 라디오의 음악 프로그램조차 듣지 않는다. 우연히 들었던 타 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정착한 점도 크지만, 예전에 TJB 대전방송에서 편파 중계 때 상대 팀 선수 비하 발언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즐겨듣던 라디오 프로그램을 끊었던 점과 비슷하다.
MBC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전원 구조 오보와 실종자 가족의 조급함을 비난했던 박상후 전국부장 등 일부 기자들의 문제로 많은 시민에게 미움을 받았고, 2017년 총파업 이후 최승호 사장이 취임하자 그동안의 잘못을 반성한다며 '다시 좋은 친구'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보도 방향이 친 민주 진보로 바뀌었을 뿐, 내부의 노동환경은 개선되지 않았다. 2021년 뉴스투데이 방송작가 부당해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MBC가 '뉴스투데이' 방송작가의 부당해고를 인정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판정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중략) 방송작가유니온은 "두 작가들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 기간에 정상적으로 일했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명령도 지키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뉴스투데이'에서 일하던 두 작가는 지난해 6월 해고됐다. 10년 동안 주 5~6일 출근해 정해진 업무를 수행하고 고정된 시간에 퇴근한 작가들이었으며 계약 기간 또한 6개월 이상 남은 상태였다. 이후 두 작가는 지노위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했지만, 각하 판정을 받았다. - <MBC, '방송작가 부당해고 판정' 불복…"행정소송"> (뉴시스, 2021.5.6.)

MBC는 윤석열 정권에 핍박을 받으며 정부 비판을 이어갔고, 쿠팡 등에서 벌어지는 노동 문제를 다루어 많은 이에게 사랑받았다. 2025년 시사iN의 연례 조사에서 신뢰도 1위를 했지만, 불신율도 1위를 차지했다. 극단적인 언론 선호가 크지만, 여러 언론에서 다룬 MBC의 오요안나 관련 대처가 어느 정도 이바지했을 거라 본다. 신뢰도를 높이고 공을 세우는 일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특히 조그만 사건이 여러 개 쌓일 때 쉽게 무너진다.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입장문을 통해 '고인과 고인의 가족들이 겪었을 고통에 위로의 말을 전한다', '많은 수의 구성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MBC도 고인을 위로한다고 밝혔지만, 남은 기상캐스터들을 재고용하지 않으려는 점은 위선 혹은 뒤통수치기다. 많은 이에게 사랑받는 방송이 되고 싶다고? 내부 노동환경부터 돌아보길 바란다. 방송계의 관행? 다른 방송사는 더하다고? 먼저 모범을 보여달라. 신뢰도 1위를 받은 지금 문제를 해결해야 욕을 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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