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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바라보기

사이비 종교와 유사 과학으로 돈 벌 수 있는 나라

 

대구시 북구 신천동로에 보이는  < 누가 이름을 함부로 짓는가 >  건물 ,  모든 층에 똑같은 이름의 회사가 들어와있다. (SNS에서 갈무리)

 

대구 신천동로를 지나다보면 이 문장이 붙은 건물이 보인다.

 

누가 이름을 함부로 짓는가

 

내가 어렸을 때 신문이나 버스에 붙은 광고로 봤는데, 말할 때 나오는 파동으로 긍/부정을 판단해서 이름을 짓는다는 책이었다. 돈을 많이 벌었는지 그 건물 모든 층에 다 붙었고, 작명까지 해주는 누리집도 운영 중이다.

 

인간은 항상 이름의 영향력 속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그 이름의 중요성을 모르고 살아갑니다. 우리가 무심코 부르는 이름의 소리 속에서 우리도 모르게 발산되는 기운이 모쪼록 새로 태어난 모든 신생아들에게 불행을 안겨주지 않는 좋은 이름의 기운들로 가득 메워져서 서로 돕고 도움을 받는 활기찬 지상낙원이 이루어지고 「상생의 세상」속에서 활력이 넘치는 복된 기운이 온누리에 퍼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 입니다. - <누가 이름을 함부로 짓는가> 공식 누리집 속 파동성명학 소개 부분에서 

 

 

칠 전 SNS랑 오픈 대화방에 그 건물 사진을 두고 이야기가 오갔는데, 누군가 이건 유사 과학이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딱 봐도 생소한 학문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주장이 많았다. 화분이나 물에 심긴 양파, 콩나물에 건네는 말 한마디에 살고 죽는 실험이 오래전부터 알려졌지만, 정해진 결과를 벗어나는 사례도 있지 않은가?

 

지금은 없어진 피키캐스트에서 콩나물을 이용해 착한 말, 나쁜 말 실험을 했는데, 나쁜 말을 한 콩나물이 더 잘 자랐다. 온라인 커뮤니티  < 고급유머 > 에서 갈무리한 사진

 

우리 주변에 사이비 종교, 유사 과학으로 돈을 많이 번 사람이 많았다. 알기 어려운 부분을 그럴듯하게 해석하고, 자신의 주장에 맞는 사례만 가져와 포장한달까? 구체적으로 반박할 사례조차 부족해 오히려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게다가 우리는 가지고 있는 지식으로 알 수 없는 현상,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가지고 있다. 특히 오늘날에 부정적인 흐름이 많을수록 그 느낌이 커지고, 사이비 종교와 유사 과학에 흥미를 보인다. 기업의 마케팅 활용과 언론의 조회수 늘리기 전략도 이들에게 힘을 실어준다. 우리가 평소 나쁘다고 여겼던 글루탐산나트륨(MSG라 불리는 조미료), 카세인나트륨(포유류의 젖에서 나오는 성분을 가공) 등을 줄였다는 제품들, 전자파 방지 필름 등을 판매하거나 사회 곳곳에 믿는 사람이 많다는 이유로 유명한 사이비 종교의 광고나 보도 자료를 실어주는 일말이다

 

사이비종교의 먹잇감이 되는 사람들은 주로 어떤 사람들인가. 지나치게 의존적인 사람들이다. 이들은 현실에서 직면하는 불안, 분노, 외로움, 긴장감을 해소하기 위해 간단없이 의존할 대상을 찾아 헤맨다.  (중략) 언론인 톰 필립스는 인간의 뇌는 기상천외한 일을 해내면서도 멍청한 짓도 한다고 말하였다. 행동과학자 닉 채터도 인간의 뇌는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즉흥적인 일을 벌이는 오류를 양산하는 1.4㎏의 비합리적이고 멍청한 것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학벌이 좋아도 멍청한 짓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홍성남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장 <왜 사이비종교에 빠져드는가> (중앙일보, 2023.4.20.)에서

 

유사 과학을 믿는 심리적인 이유로는 확증 편향과 바넘 효과가 있다. 확증 편향은 원래 자신이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을 확인하려는 경향이다. 혈액형 인류학을 예로 들면, 혈액형 별로 성격이 다를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그에 해당하는 모습만을 주로 찾게 된다. A형인 사람을 만났을 때 그의 소심한 부분만을 찾는 것이다. 또한 바넘 효과는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것을 보고 있는데 이를 자신만의 독특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을 말한다. 이런 현상은 두 개의 무관한 사건을 서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주관적 검증’으로 이어진다. - <알아보자 유사과학, 속지말자 유사과학> (성대신문, 2019.3.24.)

 

 

돈을 벌 수 있다면 근거가 부족한 주장마저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사회, 자본주의의 어두운 면을 본 것 같아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