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음이 길---어진 시대, 요즘 나이 쫌 달라졌어요.” - 광고 첫 부분
삼성생명 광고에 나온 요즘 나이 계산법이 화제다. 실제 나이의 0.8을 곱하면 요즘 나이라면서, 늦은 실제 나이에 자식을 갖고, 프로그램 개발자가 되고, 결혼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몇 년 전, 한국에서 오랫동안 쓰던 세는 나이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쓰는 만 나이로 대체된다는 소식을 듣고 더 젊어진 기분을 느꼈는데, 이 광고를 보니 ‘이 나이에 저래야 한다’는 사회적 편견이 사라질 거라는 기대와 ‘난 아직 늦지 않았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온라인에서 유행하던 걸 이용한 상술이지만, 아무렴 어떤가? 젊음이 길어지니 희망도 길어졌다.
* 세는 나이 : 출생연도부터 1살로 계산
* 만 나이 : 출생일부터 1살로 계산
길어진 수명과 달라진 나이 계산법
언제부터 이런 계산법이 유행했는지 모르지만,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는 7~80년대 경제 성장을 겪으면서, 세끼를 잘 챙겨 먹는 걸 넘어 영양소가 가득하고 다양해진 식사를 하고, 간식조차 돈만 있으면 다양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누구나 쉽게 청결을 유지하고, 건강보험과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아프면 바로 치료받을 수 있으니, 세대를 거듭할수록 수명도 늘어났다. 직업이 다양해지고, 성별이나 계급 등으로 정해졌던 업종도 누구나 할 수 있으니, ‘어린 나이에 결혼해야 한다’ 등 관념도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지식인 사이에서 실제 나이가 아닌 새로운 나이에 맞은 관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생겼다. 박완서 작가는 생전에 ‘요즘 사람 나이를 옛날 사람과 똑같이 쳐서는 안 된다. 살아온 햇수에 0.7을 곱하는 게 제 나이다’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오명철 기자도 2009년 9월에 쓴 글에서 ‘자신의 정신 연령은 20대, 상체 연령은 30대, 하체 연령은 40대, 호적 연령은 50대이므로 가중치를 합산해 나누면 39세가 된다’는 어느 기업 임원의 말을 전했다.
구약성경 창세기 편에 나온 인물들이 세상을 떠난 나이가 100세를 넘어가는 건 기본이요, 900세를 넘긴 사람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종교적 과장이라 생각했는데, 이번 이야기를 들으니 언젠가 태어나는 사람의 수명이 거기에 가까워진다는 소식을 가까운 미래에 들을 것 같다.
긴 젊음을 향한 우리의 욕망

그만큼 우리는 노화를 두려워하고, 젊음이 늘어나길 바란다. TV 방송에서 중장년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식품 협찬 프로그램 속 질병 사례나 온라인에서 뜨는 저속노화 방법이 많은 공감을 얻는 이유다.
과학기술, 의학이 고도로 발전한 우리는 태어나서 점점 성장하며 2~30대에 절정을 이루다, 4~50대에 몸의 기능이 점점 떨어지고, 6~70대부터 본격적인 노화를 겪다 100세를 전후로 세상을 떠난다. 그만큼 젊음은 영원하지 않고, 겪을 질병도 많아져서, 언젠가 세상을 뜰 거라는 점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다.
가수 이영춘의 노래 <마음은 스무살>은 영원히 젊어지고 싶은 우리 마음을 표현하였다.
내 마음은 스무살 청춘이라 말할래 그 누구보다 더 젊고 싶은 마음
새벽부터 일어나 부지런히 사느라 나이먹을 시간이 내겐 없단다
비단은 세월지나도 고운 빛깔 여전한거야 이제는세상을 볼 줄 안단다
양주처럼 숙성했으니 잘 익은 과일처럼 더욱 달콤해
언제라도 나는 청춘이란다
요즘 나이 계산법, 저속 노화 등이 계속 유행하는 건 우리 삶이 여전히 젊음을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서다. 나조차 주변 어른들처럼 되지 않으려 새로운 것에 관심을 두고, 하나라도 배우고 있다. 길어진 젊음만큼 자신을 관리하고, 계속 배우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덜 아프다가 편하게 세상을 떠나길 바라는 마음도 가져야 한다. 이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는 우리의 젊음이 어떻게 쓰이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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